커피 맛에 대한 두번째 포스팅 입니다. 오늘은 커피의 화학적인 성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커피 생두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 일부 성분들이 감소되기도 하고 새롭게 생성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분들이 추출과정에서 녹아나오며 우리가 마시는 커피를 구성하게 됩니다.
커피 전체에서 맛이나 향기 성분이 가지는 비중은 매우 적은 수준이며, 사람이 맛을 느끼는 부분은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정도이기 때문에 간혹 커피의 성분들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각각의 성분은 직접적으로 커피의 맛이나 촉감에 영향을 주거나 다른 요소들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의 성분을 이해하는 것은 커피 맛의 이해를 위한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커피의 화학적 성분
다음은 커피의 화학적 성분들에 대한 간략한 정리입니다. 성분을 이야기하면 조금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용어 자체의 어려움 보다는 생소함에서 오는 불편함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내용을 수 많은 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지만, 조금씩 뉘앙스가 달라 다르게 이해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정 용어의 정의나 작용원리 등에 집중하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 있고 어떤 결과물로 나타나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1. 탄수화물
탄수화물은 커피 성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이 중 가장 많은 다당류는 대부분 불용성으로 세포벽을 이루는 셀룰로오스, 헤임셀룰로오스를 구성합니다. 당류 중 가장 많은 자당은 갈변반응을 통해 원두가 갈색을 띠게 하고, 플레이버와 아로마 물질을 형성시키는데 대부분 로스팅 과정을 거치며 소실됩니다. 아라비카 커피가 로부스타 커피와 비교하여 두 배 정도 더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2. 지질
지질은 커피의 아로마와 관계가 있으며, 이 역시 아라비카 커피가 로부스타 커피보다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리글리세이드 형태이며, 그 밖에 지방산, 디테르펜, 토코페롤, 스테롤 등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생두 내부 뿐만 아니라 표면에도 왁스 형태로 소량 존재하며 엘에 안정적이서 로스팅에 따른 큰 변하를 보이지 않습니다. 생두의 장기 저장 시 리파아제에 의한 가수분해가 촉진되어 산가를 높입니다.
리파아제 : 라이페이스 (영어: lipase)
지방을 분해하여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리드으로 분해하는 효소이다. 지질가수분해효소(脂質加水分解酵素), 지질분해효소(脂質分解酵素)라고도 한다. 동물의 이자액에 많이 있고, 식물에서는 아주까리 종자에 많이 들어 있다.
※ 지방산의 구성 : 리놀레산 (43.1%) , 팔미트산 (31.1%), 올레산 (9.6%), 스테아르산 (9.6%), 아라키드산 (4.1%)
3. 단백질
단백질은 펩타이드, 유리아미노산 등을 포함합니다. 유리아미노산의 경우 생두의 03~08% 정도 이지만, 향기 형성에 매우 중요한 성분입니다. 로스팅에 진행에 따라 급속하게 소실되며 멜라노이딘과 향기 성분으로 바뀝니다.
4. 산
# 유기산
유기산은 산성을 띠는 유기 화합물의 총칭으로 식품에서는 주로 식품 보존 등에 사용됩니다. 세균의 생리 작용을 방해하여 항균제로서 작용합니다. 커피에서 유기산은 커피의 신맛을 결정하는 성분으로 아로마와 추출된 커피의 쓴맛과 관련이 있습니다. 시트르산(구연산), 말산(사과산), 아세트산, 타타르산(주석산) 등이 있습니다.
# 클로로겐산
클로로겐산은 유기산 중 가장 많은 성분으로 폴리페놀 형태의 페놀화합물에 속합니다.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클로로겐산의 양은 감소하며, 분해되어 퀸산과 카페산으로 바뀌는데 둘 다 떫은 맛을 냅니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보다 로부스타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5. 카페인
카페인은 커피를 대표하는 성분입니다. 1819년 독일의 화학자 룽게가 처음으로 커피 원두에서 추출하는데 성공한 이 물질은 어원부터 커피와 알칼로이드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카페인은 생두는 물론 소량의 잎에도 존재합니다. 승화온도가 178도로 비교적 고온의 열에도 안정적인 성분입니다. 로스팅이 진행함에 따라 일부가 승화되어 소실되기도 하지만, 로스팅에 따른 중량 손실로 인해 원두에서 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한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수분 및 향미와 맛 성분들이 소실되는데, 카페인은 그 변화가 크지 않아 비중이 증가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카페인은 커피의 쓴맛을 가져오는 대표적인 성분이지만, 전체 커피 쓴맛의 10%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6. 트리고넬린
트리고넬린은 열에 불안정하기 때문에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급속하게 감소합니다. 카페인의 약 25% 정도의 쓴맛을 냅니다.
7. 무기질
커피에는 칼륨, 인, 칼슘, 망간, 나트륨 등의 무기질이 존재하며, 이 중 칼륨이 약 40% 정도로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무기질 중 가장 많습니다.
8. 비타민
비타민은 커피에 소량 존재하지만 로스팅 과정에서 대부분 소실되며, 극히 적은 양이 남긴 하지만 커피의 맛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또한 카페인의 작용으로 흡수가 좋지 못해 커피에서 비타민의 어떤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9. 휘발성화합물
한 잔의 커피에서 향미 성분은 다른 성분들과 비교하여 매우 미량으로 존재하지만,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당분,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갈변 반응을 통해 향기 성분으로 변화하는데, 휘발성 화합물은 중량의 0.05% 미만안 700-2500ppm을 매우 적은 양이나 800여가지 이상이 됩니다. 가스 방출과 함께 증발 산화되어 상온에서 2주가 지나면 향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휘발성 화합물은 로부스타 커피보다 아라비카 커피에서 더 많이 존재하며 로스팅이 진행되면 풀 시티 로스트까지 증가하지만 프렌치, 이탈리안 로스트에 이르면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마치며
커피 뿐 아니라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이른바 '음식'이라는 것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의 감각과 그 감각으로 나타나는 성분은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다만, 맛이라는 것은 상당히 복합적인 개념일 수 있는데, 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촉각적인 느낌과 향미 성분 역시도 맛이라고 한다면, 음식이 가진 각각의 성분을 이해하는 것이 맛을 이해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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