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이 시작되었습니다.
한편에 많은 이야기를 다 넣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지면 쓰는 저도, 보는 사람들도 재미 없으니 이렇게 잘랐습니다.
복권은 누군가에게는 인생 역전의 희망이고, 누군가에게는 일주일의 달콤한 꿈입니다. 저에게는 운을 확인하는 작은 부적입니다. 운에는 총량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당첨이 되면 그대로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지난 일주일의 운이 다른곳에서 잘 쓰였겠구나,' 혹은 '앞으로 내 운이 다른곳에서 잘 쓰이겠구나.' 하며 위안할 수 있는 작은 부적.
실제로 여러가지로 일이 너무나 안 풀리던 시기에 3등에 당첨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던 시기라 백만원이 조금 넘는 당첨금에 기뻐할 새도 없이 다 써버렸지만, '1등이 되려면 도대체 얼마나 힘들어야 하는건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가끔 사긴 하지만 확인은 잘 안해봅니다.
로또 이야기를 쓰는 이유
사실 이번 이야기를 쓰기로 한 이유는 다른 것들보다,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한다는 광고가 너무 거슬려서 입니다.
우연히 집 앞에 로또가게에 들러서 한 장 산 것이 직접적 계기였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한테 저렇게도 사기를 치는구나 싶은게 왠지 화가 났습니다. 당연히 진짜라면 저도 사고 싶지만, 저는 번호 구매할 돈이 없네요.
로또를 그냥 운이라고 말들 하지만 (1), (2), (3), (4), (5), (6) 이나 (40), (41), (42), (43), (44), (45)으로 번호를 적어 로또를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그런 번호들이 당첨되지 않을것이라는 것을 우리기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또는 확률입니다. 그간의 당첨된 숫자들을 데이터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올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업체는 그간 수십명의 1등 당첨자를 만들어 냈으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최고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위의 박스는 어디까지나 광고(그럴듯하지만 말도 안되는) 내용입니다.
우와, 진짜로 확률 계산이 가능할까?
학창 시절의 수학 시간을 떠올려 봅시다. (저는 문과입니다. 수학 싫어요.)
주머니에 몇 개의 공이 들어있고 한 번 꺼낸 공을 다시 집어넣지 않는다는 전제로 연속으로 공을 꺼냅니다. 그러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왠지 월드컵때 많이 들었던 것 같은 경우의 수 조합들이 나옵니다.
기억이 났다면 성공입니다. 로또는 이와 정확하게 같은 방법입니다.
주머니 속 공의 갯수가 45개, 그리고 6번을 연속으로 꺼내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모두가 아는 8,145,060 가지의 조합이 나오고, 우리가 구입한 로또의 한 조합이 1/8,145,060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입니다. 확률은 아는데 뭐가 나올지 어떻게 알죠?
* 참고로 고등학교 수준의 확률통계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번호 예측은 정말 가능한 이야기일까?
자, 우리 모두가 싫어하는 수학시간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더 어렸을때로.)
정육면체 주사위를 던져 각 숫자가 나올 확률은 6/1입니다. 모두가 압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주사위를 던져보면 꼭 같은 확률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확률과 실제 값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확률이 6/1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주사위를 계속 던지다 보면 결국 각각의 숫자가 나올 확률이 1/6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확률을 가진 실험들을 오랜 기간 반복했을때 이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여기까지 오면 어쩌면 번호 예측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45개의 번호 중 6개가 뽑힐 확률(당첨은 진행하는 쪽에서 추출된 번호와의 일치여부이므로 그냥 뽑힌다고 표현하겠습니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지난 추첨들에서 출현했던 번호들을 바탕으로 다음 추첨에서 상대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은 번호를 예상하는것이 가능해집니다. 더 나아가 시기별 이슈들과 함께 많이 추출된 번호, 혹은 추출되지 않은 번호들을 분석, 조합해서 보다 확률을 높이는 것도 가능해집니다.(이런 정보조합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데이터의 근간 입니다.)
*아마 지난 추첨들에서 상대적으로 덜 나온 번호들을 높은 출현이 가능할 것으로 뽑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일테고, 회사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들과 출현 번호들을 묶어 번호를 추출하는것이 업체별로 자기들만 가진 특별한 기술이라고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높은 확률로 아무것도 없고 그냥 추출된 번호가 일치되지만 않게 번호를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그렇다면 당첨번호를 예측하는것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아니요. 그럴리가요. 절대 없어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로또에 사용되는 공은 여러 세트가 존재합니다. 앞선 예측과 기대는 이미 여기서 다 꽝입니다. 이번 회차에서 사용하기로 한 공의 1번은 우리가 축적해온 데이터의 1번 공과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1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전에 1이 나온 그 공이 아닙니다.
조금 더 쉽게 생각을 해 봅시다.
매번 추첨이 끝나고 공에 새로 색을 칠해 번호를 바꾼다고 해 봅시다. 어떤 한 공이 45번이나 추출되었지만, 매번 다른 번호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더 극단적으로 보면, 45회동안 1번이 계속 추출되었으나, 한번도 같은 공이었던 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주사위의 경우처럼 분명 로또번호도 각각이 나올 확률이 일정 확률로 수렴하게 될겁니다. 그런데 그 공이 그 공이 아닙니다. 지난 숫자들의 조합을 분석해서 미래의 숫자를 맞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한번도 번호 추첨에 사용되지 않은 공의 번호를 보면서 확률을 예측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네, 그냥 찍는겁니다.
그냥 아주아주 직관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로또 번호를 예상할 수 있으면 그걸 왜 팔까요? 당첨되는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어느 업체에서 196000원을 내면 2년간 매주 특정 요일에 20조합의 번호를 줍니다. (2년간입니다. 월간 결제시 2만원 정도 합니다.) 자체 시스템이고 뭐고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모든 조합의 번호를 판매한다고 할 때, 8,145,060 조합을 완성하기 위해 407,253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매주 7억6천7백5십1만5천300원 정도의 수익이 들어옵니다. 오 괜찮은 사업같은데요?
만약 407,253명의 회원을 2년동안 붙잡고 있을 수 있다면 그 회사는 로또번호 같은거 안팔아도 됩니다. 그리고, 한 업체에서 판매한 번호에서 1등 당첨자가 나왔다면 사실 여러명이 나와야 정상입니다. 당첨자가 동시에 여럿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프로그램으로 예측한 번호가 모두 다르다는 것인데, 그러면 당첨되지 않은 사람은 돈을 덜 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실 시스템같은건 없고, 그냥 번호가 겹치지 않게만 번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사기입니다. 알파고도 못 맞춥니다.
진짜로 로또 당첨 확률 높이는 방법
번호를 예측할 수 없지만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배 높이는 방법
계속 말하지만, 로또 1게임을 구입하면 해당 1개 조합의 1등 확률은 1/8,145,060입니다. 여기서 한 게임을 더 구입하면 나의 1등확률은 2/8,145,060가 되어 정확히 2배가 증가합니다. 네. 당첨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많이 구입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두 게임 구매하면 두 배, 세 게임 구매하면 세 배. 이렇게 늘어갑니다.
100% 로또 1등 당첨되는 방법
계속 반복해서 말하지만 로또 1등의 당첨 확률은 1/8,145,060 입니다. 고작 1/8,145,060입니다. 한 게임의 가격이 1000원 임을 고려할 때 8,145,060,000원 어치 사면 됩니다.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 조합을 전부 사면 됩니다. 그렇게만 하면 1등, 2등, 3등, 4,등, 5등 전부 당신의 차지입니다.
*복권법 5조 2항에서는 1인당 1회 10만원 초과 구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수학적으로 당첨 확률을 계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냥 공 꺼내기 입니다. 그것에 더해서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처럼 지금껏 추첨된 번호들을 가지고 그 누적 추출횟수 라던가 시기별 추출 빈도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확률 계산을 해 보면 빅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로또 번호를 맞출수는 없으며, 맞췄다면 축하드립니다. 부자가 되셨겠네요.
그냥 운입니다. 매달 2만원씩 지출하면서 로또 번호를 받으려고 하신다면, 차라리 조상신을 믿으세요. 그냥 술이나 한 병 사서 조상님께 부어드리면서 로또 번호 꿈에서 알려달라고 부탁드리세요. 그게 더 좋은 방법입니다.
아! 나는 종교인이다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알려달라고 조르는 기도를 드린다거나, 절에 가서 부처님께 불공드리며 1등기원이 적힌 연등을 올린다거나 하지는 마세요. 그러다 지옥 갑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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