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는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1. 원두의 산패와 포장

에어로프레스

커피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커피를 내리기 위해 로스팅 원두를 주문하지만 한번에 다 소비할 수 없기 때문에 보관에 대한 논의가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같은 이유에서 밀폐용기나 냉동보관 등 다양한 형태의 원두보관 방법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됩니다. 사실 어떤 보관방법이 더 좋은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원두 역시 다른 식품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두 보관 방법을 논하기 이전에 식품, 커피의 산패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산패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요인들이 산패를 일어나게 하는지 이해한다면 앞으로 원두보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원두의 산패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1. 커피의 산패

산패의 사전적 정의는 '술이나 지방류 따위의 유기물이 공기중의 산소, 빛, 열, 세균, 수분 등으로 화학작용이 일어나면서 가수분해되거나 산화되어 유리지방산과 여러가지 산화물을 생성하는 현상.' 입니다. 이 때 색이 변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면서 맛이 나빠지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산패 또는 변패라 하며, 쉽게 말해 음식 등이 변질되는 현상입니다.

 

커피에서 산패란 로스팅 이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향기가 소실되고 맛이 변질되는 것을 말합니다. 산패는 증발 ▶ 반응 ▶ 산화의 3단계를 거치며, 다음의 요인들이 산패에 영향을 미칩니다.

 

#1. 산소

 : 산소는 산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원두 포장 내 산소가 미량만 존재해도 원두가 완전히 산화될 수 있습니다.

 

#2. 수분

 : 상대습도가 100%일 때 3 ~ 4일, 50%일 때 7 ~ 8일, 0%일 때 3 ~ 4주부터 산패가 진행됩니다.

 

#3. 온도

 : 온도가 10도 상승할 때마다 2.3승씩 향기 성분이 빨리 소실됩니다.

 

#4. 로스팅 정도

 : 로스팅 레벨이 높을수록 함수율이 낮아지며 오일이 배어 나오고, 조직이 더 다공질화 됩니다. 다공질화 된 조직은 수분이나 기타 공기의 흡수가 빠르고, 배어나온 오일은 공기와 접촉되어 변질을 일으킵니다. 이런 이유로 로스팅 레벨이 높은 원두는 상대적으로 로스팅 레벨이 낮은 원두에 비해 빠르게 산패가 진행됩니다.

 

#5. 분쇄도

 : 분쇄상태의 커피는 공기와 접촉할 수 있는 표면적이 넓어지므로 홀빈 상태일 때보다 빠르게 산패가 진행됩니다.

 

#6. 직사광선(햇볕)

 : 직사광선은 커피의 산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있는 경우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데, 산화의 직접적 원인은 산소이지만 빛과 열 등이 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생두의 보관은 어떨까?
생두의 경우 원두의 비해 높긴 하지만 본래의 함수율이 낮은 편이라 곰팡이 등으로 인한 변질이 별로 없고, 로스팅 후의 원두처럼 가스배출이 없어 진공포장도 용이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분과 함께 향미성분들도 증발될 수 있지만 적은편이기 때문에 생두의 산패는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닙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이며, 보관상태는 중요합니다. 시간 경과에 따라 성향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며, 뉴크롭/패스트크롭/올드크롭 등으로 수확 후의 경과시간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2. 커피의 포장

알루미늄이 코팅된 페트/폴리에틸렌 소재의 지퍼스탠드 봉투. 원웨이밸브가 장착되어 있다.

커피원두의 포장은 산패를 막고 품질을 보존하기 위해 향을 지킬 수 있는 보향성, 빛을 차단하는 차광성, 외부 공기와 습기를 차단하는 방기성과 방습성을 갖춘 재료를 이용합니다. 캔이나 유리,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은박으로 코팅된 페트나 폴리에틸렌 재질의 포장 봉투가 주로 사용됩니다.

 

포장은 공기포장, 진공포장, 밸브포장, 질소가스 포장 방법 등이 있습니다. 질소를 가압하여 포장하는 질소가압포장이 포장 방법 중 보관 기간이 가장 길고 변질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포장에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형태는 아닙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원웨이 아로마 밸브를 부착한 형태인데, 외부로만 공기가 빠지는 밸브를 장착하여 외부의 공기 유입을 막고 내부에서 발생한 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들 포장은 앞서 설명한 보향성, 차광성, 방기성과 방습성을 갖춘 소재를 이용하며, 사용 후 남은 원두를 보관하기 용이하도록 틴타이나 지퍼등을 부착합니다.

 

 

원두의 보관 방법은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