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커피를 생각하면 쓴맛을 쉽게 떠올립니다. 커피에 관심이 많거나 즐기는 분이라면, 혹은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커피의 단맛과 신맛을 더 중요하게 떠올리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바디감이나 고소한 향미를 커피의 맛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생두의 산지환경이나 품종, 로스팅 정도와 추출에 따라 맛이나 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우리는 커피가 가진 맛 성분들로 하여금 커피가 어떤 맛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 어렴풋하지만 어떤 커피가 맛있는 커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커피의 맛에 대해 정리해봅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미각의 영역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있습니다. 여기에 통각인 매운맛이 더해지고, 최근에는 우마미라고 하는 감칠맛이 더해져 표현됩니다. 커피는 단맛, 신맛, 쓴맛, 감칠 맛 등으로 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맛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른바 우리가 ‘커피’라고 느끼는 맛과 맛있는 감각을 만들어 냅니다.
커피는 클로르겐산, 아미노산, 자당 등의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커피를 맛있게 느껴지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떤 화합물이 어떻게 작용하여 이런 맛있는 감각을 만들어 내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커피에서 느낄수 있는 맛의 감각을 통해 커피의 맛을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커피의 맛(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1) 단맛
당질은 혈당을 높여 뇌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커피 성분에 포함된 자당이나 포도당은 달콤한 향미와 신맛을 느끼게 합니다. 당질은 커피 체리 숙성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숙성도가 높은 커피일수록 맛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아지면 클로로겐산이 많을수록 숙성도가 높은 편입니다.
단맛은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신맛이나 쓴맛이 강조된 커피에서도 충분한 단맛이 뒷받침되지 않은 커피는 품질이 좋지 않다고 평가됩니다. 달콤한 맛과 향미는 커피가 본래 가지고 있는 자당이나 포도당 등의 당 성분과, 로스팅 과정에서의 카라멜화, 마이야르 반응 등에 의해서 발전됩니다.
강하게 로스팅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과거에는 쓴맛이 강조되어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로스팅 기술의 발전과 함께 커피 자체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를 많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커피는 기본적으로 고유한 단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설탕이나 시럽없이 혹은 소량만 첨가해도 좋은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한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 음료의 설탕 비율이 줄고 있는 추세이며, 단맛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신맛(산미)
커피에서의 산미는 클로로겐산, 사과산, 구연산, 포름산 등의 유기산으로 이루어지며, 로스팅 과정에서 각각의 고유한 신맛이 형성됩니다. 커피의 산은 로스팅을 거치면서 퀴닌산 등으로 변화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과일과 같은 산미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생리적으로 신맛에 거부감을 가지는데, 이것은 신맛이 덜 익은 과일이나 부패한 음식에서 나는 맛이기 때문입니다. 커피 역시 신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신맛에 대한 거부감 이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커피가 가진 맛에 대한 기대가 신맛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맛은 스페셜티 커피에서 주로 느낄 수 있는 맛인데, 과일과 같은 산미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신맛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단순히 신맛을 강조하거나 신맛 성분이 많기 보다는 커피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미 성분들을 더 많이 살려내기 위해 배전도가 낮아지고, 각각의 성분들이 발현되면서 신맛 역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커피의 신맛은 호불호가 강하지만, 최근들어 커피의 산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쓴맛
신맛과 마찬가지로 쓴맛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는 맛인데, 이는 쓴맛이 독을 나타내는 맛이기 때문입니다. 커피에서의 쓴맛 성분은 대표적으로 카페인이 있고, 트리고넬린, 당질이 가열되어 만들어진 카라멜, 아미노산 등에 의해 쓴맛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배전 커피가 일반적인 시기에는 단순히 카페인 등 커피가 본래 가지고 있는 쓴맛 성분들에 더해, 과하게 타버린 탄맛, 연기 맛 등이 쓴맛을 내는 원인이었습니다. 쓴 맛의 커피를 즐기기 위해 설탕이나 우유 등을 함께 마시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커피의 쓴맛을 하나의 기호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쓴맛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쓴맛은 본래 인간이 좋아하지 않는 맛이지만, 커피 안의 카페인에 익숙해지면서 커피의 쓴맛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커피의 카페인, 술의 알콜, 담배의 니코틴 등이 비슷한 경우이며, 본래 인간이 좋아하지 않을 맛이지만 카페인, 알콜, 니코틴과 같은 특정 물질로 인해서 그 맛을 익숙하게 즐기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감칠맛
우리가 흔히 말하는 MSG의 맛입니다. 감칠맛 성분이라 일컬어지는 글루탐산과 아스파라긴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아미노산은 신체를 형성하는 단백질의 원료입니다. 국물요리에 주로 사용되는 조미료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한국이나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일상에서 익숙하게 경험할 수 있는 맛이지만,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사람들은 이러한 맛의 경험이 적은 편입니다. 자연적으로 감칠맛 또는 이러한 향미는 숙성된 와인이나 숙성된 고기 등에서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되며, 맛이 좋은 커피에서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직접적으로 커피 테이스팅 등에서 감칠맛의 표현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추가.
바디
커피에서의 바디는 기타 음료에서의 바디와 같은 개념입니다. 음료에서 느껴지는 질감이나 농도 등을 표현하는데 커피의 경우 지방질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에 녹지 않으며 유지가 지질의 75~80%를 차지합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유지와 같은 리놀산, 올레산 등이 주성분이며, 로스팅에 의한 변화가 적고 우수한 품질을 증명하는 성분이기도 합니다. 고산지대의 커피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커피의 바디는 추출과 밀접한 상관이 있습니다. 추출수율과 농도에 따라 밀도감이 달라지며, 에스프레소 같이 지방질과 고형분이 같이 추출되는 형태의 경우 바디감이 올라가고, 종이필터 드립같이 지방질이 걸러지는 경우 상대적으로 바디감이 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정도의 성분에도 산미가 강할수록 바디감이 상대적으로 덜하게 느껴집니다.
떫은맛
떫은 맛은 커피에 있어 좋지 않은 맛입니다. 클로로겐산 속의 디클로로겐산은 특히 불쾌한 떫은 맛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숙두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떫은 맛은 신맛이나 잡맛을 비교하며 표현되기도 하는데, 촉각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열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로스팅이 덜 되거나, 특정 성분의 과다추출 등 잘못된 추출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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